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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소설]광인일기-루쉰
    중국공부/독후감 2021. 7. 3. 10:37

    광인일기(문학동네,2014)

    대학생 때도 읽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읽겠다고 마음먹고 읽은 루쉰의 '광인일기' 그 내용외에도 

    쿵이지, 약, 어떤 작은 사건 등 단편소설들이 실려있다.

    책의 전반적인 주제는 루쉰의 중국인민들에 대한 계몽인데 내가 너무 배경적인 지식이 없는건지 아니면

    그냥 이해를 못하는 건지 그 유명하다는 광인일기보다 다른 글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길 왼쪽엔 사형당하거나 옥사한 사람들이 묻혀 있고, 오른쪽은 가난한 사람들의 공동묘지였다.

    양쪽 모두 무덤이 겹겹이 들어서 있는 것이 꼭 부잣집 생일 잔칫상에 만터우를 쌓아놓은 것 같았다.

    -약 부분 p.56에서 발췌 

     

     

    1900년대 초 중국은 '태평천국운동'그리고 다양한 민란 사회의 혼란이 지속돼 왔다.

    그래서 일반대중들은 먹지못해서 죽어갔고 그에반해서 부자들은 혹은 힘있는 사람들은 잘먹고 잘 살아왔다.

    이 문장이 너무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 가난에 굶주려 못먹고 죽어간 사람들이 쌓여있는 공동묘지를 부잣집 잔칫상에

    만터우로 비유한 문장. 씁쓸한 문장

     

     

     

    '어떤 작은사건'은 루쉰의 이야기같다.

    루쉰이 인력거를 이용해 달리다가 노파와 부딪힐 뻔하고 노파가 길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루쉰은 인력거꾼에게 신경쓰지말고 빨리 운행을 하라고 하지만 인력거꾼은 노파를

    파출소에 데려다주고 루쉰은 인력거꾼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 때 나는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온통 먼지 투성이인 그의 뒷모습이 순식간에 커다랗게 보이더니

    갈수록 커졌고, 급기야 고개를 쳐들어야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그는 내게 점점 위압적인 존재로 변했고,

    심지어 내 가죽 외투 안에 감추어진 '좀스러움'을 쥐어짜는 것 같았다. 

     

    이 이야기는 정말 짧은 내용인데 이 사건에서 루쉰의 부끄러움과 자신의 좀스러움에 대한

    반성 그리고 성찰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며>라는 시가 겹쳤다.

    정말 문득 그냥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내다가 인력거 꾼에 의해서든 아니면 고깃국의 조그만 고기를 보면서

    많은 반성, 성찰을 하는 하루가 있다. 나에게도 분명히 그런 날들이 있었을 텐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제 이 블로그나 혹은 일기장에서도 꾸준히 기록하도록 해야지

     

    하지만 유독 이 작은 사건만큼은 늘 내 눈앞에 어른거리고, 어떤 때는 오히려 더 선명해져 나를 부끄럽게 하고

    나를 새롭게 만들고 내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준다.

     

    제일 재밌게 읽었던 '소동'

    이 이야기는 태평천국운동이후 황제등극이 소문이 퍼지면서 작은마을의 사람들이 겪는 이야기다.

    사실 항상 태평천국운동은 그냥 역사적인 사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는데 

    이 글을 읽고 그 운동의 역사나 혹은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태평천국운동이 일어나며 악습을 폐하고자 변발, 전족, 조혼 등 구시대의 나쁜 것들을 모두 내다버린다.

    일반시민들 또한 그들에 의해서 악습들을 중단했지만 황제가 다시 등극한다는 소문이 들자

    '변발'을 자른 것을 너무나도 후회한다.

     

    "내 생각에는 황제가 등극하지 못한게 분명해요. 오늘 자오치 나리네 가게를 지나다 

    그양반이 앉아서 책 읽는 것을 봤는데 변발을 다시 머리 위로 말아 올리고 장삼도 안 입었더라구요."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서도 황제가 등극하지 않았다고 해도

    다시금 변발을 하고 전족을 하면서 불편했던 모든 것들을 시작하고 되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불쌍하기도 했다.

     

    루쉰은 어쩌면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도 슬펐고 안쓰럽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남긴 것 같다.

     

    그 유명하다는 '광인일기'보다 재밌던 다른 이야기들

    중국의 이야기들은 항상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픔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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